바둑도 스포츠다 언제까지 고상한 척 할 것인가
국내 최대 기전 결승인데 시청자가 고작 900명?
쿠키뉴스에 따르면 하나은행배 결승전의 시청자 수가 유튜브 기준 약 900명이라고 합니다.
소위 ‘사천왕’ 신진서⋅박정환⋅변상일⋅신민준 9단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흥행에 참패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승에 오른 기사들에겐 매우 아쉬운 상황이며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방송국의 문제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바둑계는 스포츠로 인정받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였습니다.
바둑은 대한체육회 정식 가맹단체이며,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1, 은1, 동1을 획득한 효자 종목입니다.
또한 드라마에 바둑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전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런 상승세를 전혀 활용하고 있지 못합니다.
바쁜 현대사회에 변화하지 못하는 바둑계
2000년 후반, e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바둑을 모티브로 한 ‘바투’ 게임이 등장했고 게임TV에서 대회를 만들어 진행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바둑과 비교해 플레이 시간이 20분 남짓이었고 스페셜 기술도 있어 게임적인 요소가 강했습니다.
당시 프로바둑기사들도 참여하여 바투를 알리는데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런 새로운 시도는 바투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알파고가 등장하였고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게 되자, 바둑을 배울 이유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에게 패배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은 더욱 발전하였지만 한국 바둑계는 추락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스타 기사들에 의해 연명하는 수준인데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될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문제와 해결책
그렇다면 과연 문제는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입니다.
바둑은 멘탈 스포츠라는 점이 부각되어 2명만이 조용한 공간에서 치열한 수 싸움을 하며 중계는 다른 곳에서 화면을 보고 진행합니다.
그러다보니 관중이나 생중계는 시합을 방해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의 경우 모든 것을 오픈하고 열광적인 분위기에서 대회가 진행됩니다.
관객이 있고 없고는 매우 큰 차이이기에 바둑도 이처럼 관객과 함께하며 생중계 될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합니다.
바둑도 프로기사들이 펼치는 프로 시합입니다. 관중이 있다고 멘탈이 흔들린다면 프로라고 보기 어렵죠.
또한 최근 주요 시합들의 경우 온라인 대국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기에 e스포츠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당장 바둑리그나 이벤트 대국으로 실행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팬들을 위한 행사가 많아야 합니다.
프로라면 팬의 사랑이 전부이지만 바둑은 왠지 다가가면 안 될 것 같지요.
이런 편견을 깨지 않는 이상 몰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경기 전과 후 팬들을 위한 사인회는 기본이며 포토타임 등을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둑리그는 팀별로 운영되기에 이런 이벤트가 필수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없는 것 같네요.
또한 선수 인터뷰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프로라면 인터뷰를 통해 경기에 임하는 각오나 경기 결과를 알려줄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바둑의 경우 기존 프로스포츠에서 하는 기본적인 활동(팬사인회, 중계, 인터뷰 등)은 하지 않은 채 스포츠로 대우받길 바라고 있으니
기존 스포츠계에서도 반발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바둑의 룰 변경도 심도있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야구는 경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투수의 투구 시간에 제한을 두었고 판정도 컴퓨터 시스템이 하고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도 경기시간을 줄이고 보다 흥미로운 진행을 위해 룰을 수정하고 있지만 바둑은 요지부동입니다.
한 설문조사에서 바둑을 꺼리는 것이 너무 긴 대국시간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를 줄일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방식의 대국을 통해 바둑의 색다른 재미를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키를 쥐고 있는 한국기원이 나서지 않는다면 모두 실천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냥 기존에 하던대로 할 것인지 향후 몇 십년을 내다보고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지
최소한 시도하는 척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향후 한국 바둑의 미래는 어둡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