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총천연색으로 물든 청량한 당진 여행
신리성지
상상해봅시다.
티 없이 맑은 하늘과 모내기가 한창인 예당평야가 시야에 닿지 않는 곳까지 펼쳐지는 광활한 풍경을.
파랑과 초록 그 사이 어디쯤 회색 건물이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는 사람만 알던 풍경이 이제는 당진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바로, 한국 천주교를 상징하는 ‘신리성지’ 이야기입니다.
‘신리성지’는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부인 김대건 신부와 함께 선교 활동을 했던 제5대 조선교구장 다블뤼 주교가 거주했던 곳입니다.
이곳에서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며 복원한 건축물을 볼 수 있습니다.
마당에 보령 갈매못에서 순교한 다섯 성인을 기리는 경당이 자리하고, 산책로를 따라 이어진 길 끝에 성당과 순교미술관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순교미술관은 노출 콘크리트 방식으로 지어졌는데, 이국적인 건물과 탁 트인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신리성지와 일대가 내륙의 제주도라고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순교미술관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예당평야와 소박한 마을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신리성지’는 솔뫼성지에서 시작된 ‘버그내순례길’의 목적지이기도 합니다.
한국 천주교 역사가 담긴 문화유산과 당진의 자연 풍경을 둘러볼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천천히 걸어봅시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 목장인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사계절 내내 다른 모습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지난봄에는 벚꽃이 화사한 풍경을 연출했다면, 이제부턴 양귀비와 수레국화가 색다른 매력을 뽐낼 차례.
구릉을 가득 메운 수레국화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양귀비 군락은 이 목장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아름다움입니다.
SNS에 올릴 예쁜 사진을 찍을 때도 별다른 기술이나 특별한 배경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꽃밭 앞에 서서 여행을 기념할 만한 사진 한 장을 남기기만 하면 됩니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목초지에 들어섰을 때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이럴 땐 한 시간마다 운행하는 트랙터 마차를 타고 원하는 정류장에 내려 편안하게 목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지도나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잡은 뒤 한 바퀴 거닐어도 좋습니다.
목장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숲속 산책로에는 울창한 숲과 대비를 이루는 노란색 문 포토존이 숨어있으니 보물찾기하는 마음으로 찾아봅시다.
카페 피어라
충남 지역에서 보리를 재배하는 농경지는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 풍경을 유유자적 즐길 만한 곳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카페 피어라’는 당진을 찾아온 여행자들에게 시원한 보리밭 풍경을 선사하는 곳입니다.
카페 안마당에 가면 언덕 너머까지 보리가 살랑대는 풍경이 두 눈에 담기는데, 야외 테이블 중 일부는 포토존으로 조성되어 누구나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카페 피어라’에는 보리밭 외에도 즐길 거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미식입니다.
당진에서 오랫동안 한정식 식당을 운영했던 윤혜신 요리연구가가 운영을 맡아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구겔호프를 중심으로 계절에 따라 다양한 케이크를 선보입니다.
이곳에서 티타임을 즐기면 눈과 입이 즐거운 완벽한 오후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왜목마을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했다면, 노을을 보며 여행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지형이 왜가리 목처럼 바다 방향으로 길게 뻗어있다는 그곳, 왜목마을에서 말입니다.
왜목마을은 원래 조용한 어촌이었지만,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외지인의 발걸음이 늘었습니다.
해돋이는 해변에서, 노을은 석문각에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왜목마을은 왜목선착장부터 용무치선착장까지, 약 3km에 달하는 넓은 모래사장을 품고 있습니다.
모래가 부드럽고 파도가 잔잔해 여름철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습니다.
갯벌 체험 또한 가능하니 가족 단위로 꽃놀이 겸 물놀이를 동시에 즐겨도 좋겠습니다.
더 더워지기 전에 경복궁으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