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와 그리움의 연천 맛집 여행

향수와 그리움의 연천 맛집 여행

향수와 그리움의 연천 맛집 여행

태풍전망대에서 북한 초소까지의 거리는 1600m밖에 되지 않습니다.

시야가 맑은 날에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눈앞에 고향을 두고도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은 슬픔과 그리움의 국수 가락을 돌돌 말아 후루룩, 망향의 국수로 헛헛함을 채워줍니다.

연천의 ‘후루룩 국수 로드’에서 만난 네 가지 국수는 실향민의 그리움은 구수하게 달래주고 향수는 시원하게 풀어주는 특별한 국수들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국수 한 그릇, 연천 대표 비빔국수

연천 궁평리 비빔국수의 전설로 불리는 곳을 다녀왔습니다.

전국 곳곳에 프랜차이즈 지점이 포진해 있어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 연천 본점에서 먹는 맛이 제일 좋다는 소문이네요.

1968 년에 문을 열었는데 , 연천에서 군 생활을 했다면 한 번쯤 다녀가는 연천 5 사단 국숫집으로도 불립니다.

6·25 전쟁 이전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는 38 선 이북 지역이던 곳으로 전후 수복 지구입니다.

1천여 명이 국수를 먹을 수 있다는 거대한 규모의 식당 앞에는 키오스크가 있어 메뉴를 고르고 계산한 후 직접 가져다 먹는 셀프 시스템입니다.

비빔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채소로 우려낸 밑 국물을 가져다 후후 불어가며 먹는 맛이 좋습니다.

10여 가지 채소를 끓이고 숙성 발효시켜 만든 국물로 매콤한 비빔국수와 잘 어울리네요.

평범한 만두도 비빔국수 소스에 찍으면 맛있습니다.

비빔국수의 첫인상은 강렬한 고추장 소스의 새빨간 비주얼입니다.

오이와 양파, 상추 등 채소와 함께 빨갛게 무쳐낸 국수는 새콤달콤 한데다가 알싸하게 매운맛으로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면은 소면보다 굵은 중면인데 자연건조 국수라 쫄깃하고 차진 식감이 월등합니다.

또한, 삶은 중면을 얼음물에 씻어 국수의 탄력을 높이기 때문에 마지막 한 젓가락까지 쫀득한 맛이 살아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지만 특별한 추억의 국수, 궁평리 잔치국수와 열무물국수

누구에게나 고향은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합니다.

먹을거리가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 국수는 저렴하고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훈련소를 찾은 가족 손님들이 즐겨 찾던 이곳은 전역한 군인들에게 추억의 음식입니다.

궁평리의 작은 식당 주방에서 주인장 부부는 주문과 동시에 국수를 삶고 비벼내느라 바쁘지만 , 동네 단골손님들에게 살가운 인사를 잊지 않습니다.

메뉴는 잔치국수, 비빔국수, 열무물국수가 전부입니다.

잔치국수는 진한 멸칫국물에 달걀을 풀고 호박과 유부와 김가루를 뿌려 내는데, 정성으로 우려낸 국물이라 그런지 입에 착착 붙네요.

국수 빼고는 모두 텃밭에서 직접 키운 무농약 채소를 쓰는 것도 믿음직합니다.

2002년에 시작할 때 있었던 동치미 국수 대신 열무물김치 국수가 손님들 호응이 좋아서 추천 메뉴가 바뀌었습니다.

 

달콤한 팥칼국수랑 매콤한 호박 만두의 조화, 이북식 호박 만두와 팥칼국수

상호에 ‘고향’ 이 들어가는 다른 국숫집을 방문했습니다.

칼국수도 맛있지만 , 연천 사람들이 좋아하는 호박 만두가 별미인 식당입니다.

호박 만두는 이북 음식의 하나인 여름 만두 ‘편수’ 의 레시피를 응용해서 만든 비건 만두입니다.

호박 만두에는 채 썰어 살짝 절인 호박 , 부추 , 두부와 청양고추 다진 것을 넣어 시원하고 칼칼합니다.

담백한 육수에 몽실몽실 떠 있는 호박 만두 7개가 알차고 넉넉합니다.

이북이 고향인 어르신들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팥칼국수입니다.

팥은 주인장의 고향에서 직접 농사지은 것을 가져다 쓰기 때문에 팥죽 맛이 더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납니다.

수제 반죽으로 밀어서 썰어낸 국수는 삐뚤빼뚤합니다.

굵은 국수는 쫀득해서 맛있고 가느다란 국수는 부드러워 먹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침마다 버무려서 상에 낸다는 배추겉절이도 이북 김치처럼 시원하네요.

 

시래기와 그라나 파다노 치즈의 매력적인 만남, 시래기 오일 파스타

한적한 시골 마을의 파스타 집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좋아한다는 시래기 파스타를 찾았습니다.

이따금 찾아오는 동네 단골손님들이 어릴 때 먹던 시래기 밥처럼 구수하다고 칭찬할 만큼 인정받은 곳입니다.

오이 피클과 먹으면 시래기와 오이지처럼 잘 어울립니다.

겨울 시즌메뉴였던 시래기 파스타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구수한 맛으로 사랑받으며 사계절 메뉴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천에서 말린 시래기는 압력솥에 푹 삶아 부드럽게 손질하여 파스타를 만듭니다.

올리브유로 볶고 미소 된장을 넣어 구수하고 깔끔한 맛을 살리는 게 비법입니다.

파스타 위에 시래기를 얹고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갈아서 눈처럼 뿌리면 시래기 파스타 완성, 피클과 함께 먹으면 시래기와 오이지처럼 잘 어울립니다.

직접 농사짓고 재배한 농작물로 구워내는 스콘도 곁들여 먹으면 별미네요.

 

태풍전망대, 재인폭포, 호로고루, 전곡선사박물관에서 보내는 반나절 여행

북한과 가장 가까운 태풍전망대는 맑은 날엔 북한 땅이 보이는 곳입니다.

북쪽으로 사진 촬영은 금지이지만, 육안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남북분단의 현실이 너무나 가깝고도 멀게 느껴집니다.

차로 들어갈 때 신분증 필수 지참입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재인폭포는 북쪽 지장봉에서 흘러온 작은 하천이 높이 약 18m에 달하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으로 떨어지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 덱길을 따라 선녀탕을 만나는 둘레길은 걸을 수 있지만, 재인폭포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길은 현재 출입 통제 중입니다.

차후 출입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삼국시대 고구려의 옛 성곽이 남아있는 호로고루는 개성과 서울을 연결하는 중요한 길목에 위치합니다.

야트막한 성곽 위에서 임진강을 바라보는 전망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한국의 작은 쥐라기 공원이라고 불리는 전곡리 선사 유적에 건립된 박물관입니다.

구석기 시대의 다채로운 유물 전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고학 체험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서울에서 과거여행 하실 분~~

추억의 레트로 체험이 무료인 돈의문박물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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